이석|한국개발연구원선임연구위원|suklee@kdi.re.kr

Ⅰ. 서론
2019년 북한경제에서는 한 가지 흥미로운 현상이 관찰된다. 북한경제에 대한 대북제재의 영향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 역시 이러한 제재의 영향에 어떤 식으로든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개최된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최고 지도부가 미국의 대통령을 상대로 제재 해제를 강력하게 요구했다는 사실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이를 배경으로 북한경제와 대북제재를 바라보는 외부 관찰자들의 시선과 관심 역시 변화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제재가 정말 북한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의 여부 자체에 시선을 집중했다면, 지금은 이러한 영향력의 정도와 파장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형국이다. 본고의 목적은 현재의 수준에서 이용 가능한 경험적 데이터와 정보들을 토대로 이러한 대북제재의 영향력의 정도와 파장에 대해 하나의 가설을 세우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제재와 관련된 ‘사실’이나 ‘주장’을 정립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가설’을 형성하려는 데에는 두 가지의 중요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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